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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레볼루셔너리 로드’ 영화 창고

[영화리뷰] ‘레볼루셔너리 로드’

 경향닷컴 장원수기자 jang7445@khan.co.kr


<레볼루셔너리 로드>(Revolutionary Road)는 중산층의 안락함 뒤에 숨어있는 가정(믿음)의 붕괴를 그리고 있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당신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어”라며 차갑게 돌아서는 상대방에게 우리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 것인가. 영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 행복은 무엇이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평범한 회사원인 프랭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배우인 에이프릴(케이트 윈슬렛)은 우연히 파티에서 만나 서로에게 이끌려 결혼을 한다. 둘은 아이를 낳고, 교외에 집을 사고, 주말을 이웃들과 보내는 등 7년간 평범한 중산층의 삶을 산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반복적인 삶에 싫증을 느낀 에이프릴은 프랭크에게 회사를 그만두고 파리로 가자고 제안한다. 아내의 설득에 파리행을 결심했던 프랭크는 회사에서 승진 제의를 하자 머뭇거린다.


평범한 부부의 일상을 보여주던 영화는 초반을 넘어서면서 급격하게 갈등을 겪는다. 아내는 싫은 일 하면서 인생을 낭비하지 말자고 한다. 남편은 돈도 많이 벌고 풍족하게 살자고 한다. 이상을 좇는 아내와 현실을 믿는 남편의 간극은 점점 벌어지고, 결국 이들의 대립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지금 살고 있는 삶을 싫어하게 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현실을 인정할 것인가, 아니면 잊었던 꿈을 찾을 것인가. 프랭크는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된 현실을 선택한 반면 에이프릴은 불확실하지만 ‘단 한번뿐인 기회’일지도 모른다면 상황을 바꿔보려 한다.

서로에게 진실하지 못한 부부는 감정에도 솔직하지 않는다. 아내는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어 한다. 돌파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파리 이주가 헛된 꿈이 되면서 의기소침해지고 매사에 짜증을 내고 우울증에 빠진다. 이런 아내를 지켜보는 남편은 헬렌의 아들 존(정신병자)이 내면의 진실을 까발렸을 때 폭발한다. 잔인한 단어와 무자비한 관찰과 더불어 그는 망상을 비웃는다.

영화는 많은 질문을 던진다. 과연 이들 부부의 삶이 공허한 것이었는가. 아니면 일부를 포괄적인 원형질로 판단할 수 없는 것인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영화는 끊임없이 자신을 부정하고 현실과 타협하려는 인간의 이면을 과감하게 도려낸다. 뗄 수도 그렇다고 머물 수도 없는 삶은 무의미한 인생이다. 자기가 원하는 삶조차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 이때 주위 사랑하는 사람에게 솔직한 고백을 할 것을 말한다. 영원하지도 그렇다고 인내하며 끌고 갈 사랑이 아니기에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두 배우의 뛰어난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 흡족하다. <아메리칸 뷰티> 등을 통해 미국 중산층의 삶 뒤에 가려져 있던 가식과 붕괴위기를 다뤘던 샘 멘더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케이트 윈슬렛의 남편이기도 하다. 제목인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뉴욕 맨하탄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 교외 지역의 이름이다. 119분. 19일 개봉.

<경향닷컴 장원수기자 jang7445@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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