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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바' 박철민, "주연? 내게 맞는 옷 입겠다" [인터뷰] 시사[뉴스]

'베바' 박철민, "주연? 내게 맞는 옷 입겠다" [인터뷰]
OSEN 기사전송 2008-11-12 07:39 | 최종수정 2008-11-12 10:00

[OSEN=김민정 기자] 그가 출연하지 않은 영화가 얼마나 될까? 그가 나와서 흥행하지 않은 드라마가 있을까? 그러고 보니 그야 말로 숨겨진 영화, 드라마의 ‘흥행 보증 수표’다.
누구인지 궁금하다고? ‘쉭~쉭 이 소리는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 ‘뒤질랜드~’ ‘어허 어허’ 등 유행어만 들어도 금방 얼굴이 떠오르는 배우 박철민(41)이다. 종영을 앞둔 MBC 수목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와 내년 상반기 방송될 ‘돌아온 일지매’ 촬영으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그를 만났다.
모자라고 부족하고 빈틈 있어 보이는 연기는 자신 있다
실제로 만난 박철민은 드라마 속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웃을 때도 ‘베토벤 바이러스’의 배용기처럼 “어허 어허”라는 너털웃음 소리를 내고, 굳이 기자가 먼저 질문을 하지 않아도 그의 입에서는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들이 속사포처럼 쏟아져 나온다.
가만히 얘기를 듣고 있다가 겨우 질문 아닌 감탄사를 뱉었다. “와, 정말 말씀하시는 게 청산유수 같으시네요. 눈 앞에서 모노 드라마를 한 편 보는 것 같아요. 너무 재미있으세요”라고.
그러자 박철민은 “뭐 늘 그런 소리를 들어요. 어허 어허. 오버를 잘 한다고 하죠. 과장도 잘 한다고 하고. 그런데 그런 것들이 내가 잘 하는 거예요. 유치하고 통속적인 연기를 좋아하고 또 그런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강마에 역의 김명민처럼 항상 긴장해야 하고 완벽해야 하는 힘든 연기보다는 한심하고 뭔가 부족한 것 같아 보이는 연기가 내가 할 수 있는 연기예요. 어찌 보면 빈틈 시장을 공략한 거라고 볼 수도 있죠(웃음)”라며 스스로를 낮췄다.
김명민? 후배지만 존경스러운 친구다
말이 나온 김에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강마에로 화제가 되고 있는 김명민에 대해서 물었다. 그러자 박철민은 주저 없이 ‘후배지만 존경스러운 친구’라는 짧은 말로 김명민을 평가했다.
“예전에 ‘불멸의 이순신’에서도 명민이랑 같이 출연했어요. 한 마디로 무섭고 대단한 놈이죠. 천재들은 게으르기도 하고 건방지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천재가 더 매력적인 것도 있고. 난 명민이가 천재인 것 같은데 이 놈은 타고 난 데다가 끊임없이 노력하는 타입이에요. 나이는 나보다 몇 살 어리지만 존경하는 녀석이죠.”
후배를 존경한다고? 선배가 후배를 존경한다는 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에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물었다. 도대체 김명민의 어떤 점을 존경 하느냐고.
“후배를 존경한다는 사실이 전혀 부끄럽지 않아요. 그 대상이 명민이니까. 촬영 현장에서 상대 배우 혼자 대사를 소화해야 하는 장면이 있으면 보통은 연출자나 작가들이 상대의 대사를 대충 읽어주죠. 그런데 명민이는 상대 배우가 제대로 된 감정으로 연기하는 것을 돕기 위해 직접 그 사람 옆에서 함께 대본을 읽어줘요. 사실 촬영 일정이 빡빡하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를 챙기는 것 조차 벅찰 때가 많거든요. 명민이를 보면 완벽을 추구하는 성인 같기도 하고, 또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 살아있는 베토벤 같기도 해요. 가끔은 나를 너무 작아 보이게 만들어서 얄밉기도 하죠.(웃음)”
연기로 스트레스 받고 연기로 스트레스 푼다
항상 털털한 웃음을 짓고 작품 속에서는 관객들을 웃게 만드는 박철민이지만 그도 감수성이 예민한 배우이기에 가끔은 상처를 받기도 하고 며칠씩 가슴앓이를 하기도 한다고.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참 소심해요. 작품 속에서는 어떤 역할로든 변신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일반인들과 똑같은 사람이거든요. 배우이니까 늘 연기로 스트레스를 받고 연기로 스트레스를 풀죠. 하루에도 몇 번씩 연기를 그만 둘까 고민하다가도 연기를 하면서 느껴지는 에너지에 또다시 힘을 냅니다.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는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주연? 나에게 맞는 옷 입고 싶다
박철민에게는 늘 ‘명품조연’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아무리 명품이라고는 하지만 항상 주연을 빛나게 해주는 조연이 아니던가. 배우라면 당연히 주인공을 맡고 싶은 욕심이 있겠다 싶어 물었더니 돌아오는 그의 대답은 의외로 “주연이 들어와도 하지 않을 것 같다”였다.
“나에게 맞는 자리가 있고, 내가 가진 그릇의 크기를 알고 있어요. 퍼즐이 맞춘다고 생각했을 때 퍼즐의 한 조각이라도 없으면 퍼즐을 완성할 수가 없죠. 크지는 않지만 내가 조연을 연기함으로써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는, 나와 어울리는 자리에서 주연을 빛나게 해 주면서 나도 함께 빛나는 영원한 조연으로 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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