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김양원 인권위원의 반인권적 행적 시사[뉴스]

[추적]김양원 인권위원의 반인권적 행적
2008 10/14 위클리경향 795호

장애인 시설 신망애복지재단 설립자로 운영 비리등 의혹 받아

‘Weekly경향’에 비리의혹을 해명하는 김양원 위원.
"장애 관련 시설을 설립했고, 관련된 운동도 여럿 벌였다고 하는데 김양원 목사가 실제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의 말이다. 김양원 목사는 9월 10일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차관급)으로 임명됐다. 이튿날 전국 41개 인권단체의 연대체인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성명을 내고 그의 사퇴를 주장했다. 인권단체연석회의는 “김양원 목사는 지난 3월 한나라당 장애인 비례대표 후보를 신청했다가 낙천된 인사이며, 특정 정치 세력에 편향된 인사는 인권위의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라고 주장했다.

사단법인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한뇌협)도 같은 날 성명을 내 “청와대가 지역사회에서 평판도 좋지 않고, 그간 보아온 비리 시설들과 구조가 똑같은 가족 중심의 이사회를 구성하여 재단을 운영해온 복지재단의 대표를 추천할 계획이라고 한다”라며 “국가인권위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권을 포기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보공개 청구로 감사 사실로 밝혀져
세계적으로 대부분 인권단체는 집단수용은 인권 유린의 온상이 되고 그 효과도 미미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당초 설립 목적도 교도소나 정신병원, 장애인 수용 시설 같은 구금·보호 시설에서 벌어지는 인권유린 행위를 감시, 예방하기 위해 만든 국가기구다.

그런데 이런 국가인권위원회가 감시해야 할 집단 수용 시설 설립자가 인권위원으로 임명된 것이다. 인권단체연석회의가 “국가인권위원회는 사회복지 시설의 비리나 인권 유린을 감시해야 할 기구인데, 이러한 사회복지 시설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람이 어떻게 객관적으로 사회복지 시설의 비리와 인권 유린을 판단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신망애 복지재단 관련 시설 전경.

더구나 김양원 위원은 복지 시설을 운영하면서 갖가지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의혹은 거의 확인되거나 검증되지 않았다. 한뇌협 박홍구 광진자립생활센터 소장도 “(그를 둘러싼 의혹은)인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밝혀진 것이고 장애 관련 인터넷 신문에 나온 내용”이라며 “아직 외부로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시설 문제에서 그런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Weekly경향’은 2000년 10월에 진행된 신망애재활원 감사와 관련해 감사원에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회신된 감사원의 ‘감사 결과 처분요구 내용’(2000. 10. 4)의 내용은 이렇다.

“신망애복지재단의 시설장 등은 ▲1995년부터 2000년 6월까지 정부보조금보다 부식을 적게 구입하고도 6개 구입처로부터 보조금 전액을 구입한 것처럼 사실과 다른 지출 증빙서를 작성·첨부하고 자신이 관리하는 구입처 이름의 계좌에 시설에 지원된 정부 보조금 전액을 입금한 다음 실제 구입한 금액과의 차액 4억6326만여 원을 개인 통장에 별도 자금으로 조성했고 ▲쌀값과 피복비 등은 정부 보조금과 실제 구입액의 차액 1억6395만여 원을 구입처로부터 되돌려 받은 한편, 오·폐수 처리시설의 정화조 청소용역 계약을 허위로 체결하고 매달 용역비를 지출한 것처럼 위장하여 1833만 원을 되돌려 받는 방법으로 1995년 1월부터 2000년 7월까지 6억4555만 원을 횡령한 것으로 의심된다.”

2005년 감사서 재차 지적 받아
감사원은 “여기에서 조성된 별도 자금은 경기 이천시의 사회복지법인 엘리엘 설립을 위한 부지 구입비로 사용되거나 ‘신망애교회(대표 김양원)’의 이름으로 신탁증권 회사에 신탁하는 등 보조금을 횡령·사용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신망애복지재단과 김양원 대표 등을 업무상 횡령과 사회복지사업법 위반 혐의로 고발조치했다. 감사원은 또 남양주시청도 ‘지도감독 부적정’으로, 관련 과장 및 직원 8명에게 주의조치를 내리도록 촉구했다.

그를 둘러싼 복지원 비리는 설이 아니라 명백한 사실이었던 것이다. 취재 결과 신망애복지재단에 대한 감사원 조사는 2005년에 또 한 차례 있었다. 김양원 목사 측과 남양주시 관계자 말을 종합해보면, 이 감사는 시설 확충과 관련된 것이었다. 그 결과 또다시 문제가 드러나 감사원은 김양원 목사와 박춘화 원장의 해임을 요구했고, 2000년 감사 결과에 대해 김 목사가 낸 ‘감사결과무효소송’이 2005년 기소유예로 최종 확정이 되면서 김 목사는 신망애복지재단의 이사장 자리를 내놓았다. 공식적으로 전 이사장이라는 직함 외에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 된 셈이다. 박춘화 원장도 해임돼 현재 평직원 신분이다.

이에 김 위원은 “재판 결과가 그렇게 나왔으니 잘못한 것은 맞으며 그에 대해 변명은 안 하겠다”라면서도 “적어도 개인적 착복이나 비리가 아니라 시설을 확충하는 데서 벌어진 실수”라고 해명했다.

당초 인권단체가 김 위원을 주목한 것은 그가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였다는 점이다. 국가인권위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김 위원은 다소 확인할 수 없는 주장을 폈다. 그는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이유에 대해 “사회복지사업을 하려면 집권당의 힘을 빌려야 한다”고 말한 고(故) 김동완 목사(2007년 9월 작고)의 유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총무, 평화를만드는교회 담임목사를 역임한 고 김 목사는 재야·민주화운동 활동으로 존경받는 목사였다. 실제 김양원 위원은 고 김 목사의 유지를 따르다 보니 새로 집권당이 된 한나라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위원이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것이 고 김동완 목사의 유지를 따르는 것이라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

“김 위원은 장애인 사업꾼이다” 주장
일각에서는 김철기 친박연대 사무총장이 김양원 목사의 정치권 연계고리가 아니냐는 추정을 내놓았다. 김 총장은 고 김 목사의 동생으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신망애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김 총장은 “‘사랑과평화 복지재단’을 통해 형(김동완 목사)과 김양원 목사가 인연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친하게 되었다”라며 “올해 이사장에서 물러난 것도 그 분에게 부담이 될까 봐 내가 먼저 건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양주시 수동면 곳곳에는 김양원 목사의 인권위원 임명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김 위원은 어떤 사람인가. 김 위원이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에 참석한 것은 현재까지 두 차례. 촛불시위 등 첨예한 현안에 대해 그가 어떤 발언을 내놓을까가 초미의 관심이었다. 복수의 인권위원과 인권위 관계자에게 그의 발언을 확인한 결과, 첫째 날엔 ‘불법시위는 지양해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자리에서 그는 “전경대원은 컴퓨터 모니터 화면처럼 지시에 따라 행동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특별히 지시선상에 있는 사람은 신중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의 참석자는 “말버릇인지 모르겠는데 김양원 위원이 자꾸 ‘결론적으로 말하면’이라는 식의 발언을 한 것이 거슬리긴 했다”라고 미묘한 분위기를 전했다. 결론을 내리는 것은 위원장 몫인데 회의를 주도하는 것처럼 발언하더라는 것이다.

김 위원은 “사실 그날 내가 경찰 지휘자들을 나무랐는데, 어쩌면 보는 사람에 따라 저 사람이 대통령이 지명한 사람이 맞냐,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보수’가 맞냐고 할지도 모르겠다”라며 “나도 장애인운동하던 시절 피눈물 흘린 경험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 추천으로 인권위에 들어갔지만 진보도 보수도 아닌 인권이 내 판단 기준”이라며 “나 자신이 장애인이며 장애인인권운동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이 말하는 피눈물 흘린 경험은 ‘신망애’가 청량리·구리 등에 있을 당시를 말한다. 김 위원이 펴낸 책 ‘하나님이 보이는 거울’과 김 위원 증언을 종합하면 1980년대 후반, 아직 “우리 동네에 장애인 시설은 안 돼”라는 님비즘이 극심하던 시절, 그는 청량리 신망애 건물을 허락해달라며 동사무소를 점거하는 농성을 벌였다. 한 달간 지속된 이 농성엔 그가 주도하는 장애인공동체와 18개 장애 관련 단체가 함께 했다. 태릉선수촌 근처 구리시 비닐하우스에 마련된 임시 거처는 불이 나 전소되기도 했다. 김 위원은 “사실상 우리의 투쟁이 벌어진 해가 장애인인권운동의 원년이며 이런 투쟁 경력을 거쳐 오늘날의 장애인인권운동이 나타났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재 사건 후 ‘신망애’는 현 위치(경기 남양주시 수동면 입석리 522번지) 자립원으로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떨어져 나간 사람들도 있다. 김 목사의 표현에 따르면 강경파들이다. 김 위원은 “재정도 기력도 바닥나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었고, 강경파 입장에서 보면 내가 타협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지역사회 인사는 “신망애가 들어온 지 20년 가까이 되었는데, 김 목사(위원)나 직원들이 하는 사회복지 일만 놓고 보면 정말 잘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김 위원의 성향도 뒤늦게 알았다고 밝혔다. 평상시에도 정치 성향을 드러낸 적은 거의 없으며 고 김동완 목사와 관계 등을 놓고 보면 오히려 친야당 성향이 아니었나 생각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정권 당시 여권의 실세였던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장관 재임 시절 시간을 쪼개 두 차례나 신망애를 방문했던 걸로 기억한다고 이 인사는 전한다. 김 위원의 책에도 김근태 장관이 쓴 추천사가 실려 있다.

그러나 정반대의 증언도 나왔다. “김 목사는 장애인 사업꾼이지 인권과는 하등 관계가 없는 사람이다”라는 주장이다. 장애인으로 ‘신망애’에서 생활하다 나온 이의 증언이다. 그는 김 위원을 ‘후원의 귀재’라고 불렀다. 어떻게 하면 돈이 나오게 하는지에 대해 동물적 감각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는 “김 위원과 박 원장 등은 국가보조금이 나오면 빼돌리는 데 혈안이 됐다”고 주장했다. 2000년 감사도 이 과정에서 불거져나온 사건이라는 것이다.

“김 목사의 의중은 내실보다 확장이다. 자기들이 임의로 쓰고 싶어 안달이 난 것은 그렇다 치는데, 생활인 문제는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 인사는 “(법으로 정해져 있는) 활동보조인을 뭐하러 쓰려 하냐, 무료자원봉사를 쓰면 됐지”라는 식의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외형적 확장’을 위해 이런 식으로 시설생활 장애인들의 권리는 무시된다는 것이다. 전 직원 모씨도 이렇게 주장했다.

“(김 목사가)인권위 비상임위원이 된다는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안 맞아도 너무 안 맞기 때문이다. 장애인단체를 이끌면서 사실상 이용하고, 그것도 악랄하게 장애인을 이용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본인이 봐서 쓸 만한 사람은 써먹고 아니면 가차없이 잘라버리는데, 그게 너무 심하다. 본인도 장애인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처음 시작할 때는 그런 마음이었는지 모르지만, 점점 덩치가 커지고 직원이 많아지니 장애인은 도구로 이용했을 뿐이다.”

이런 주장은 장애인단체를 운영하면서 생긴 반목의 일면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부보조금을, 그것도 여러 번 횡령했고 이로 인해 감사원으로부터 고발까지 당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무엇보다 문제는 김 위원을 둘러싼 반인권적이며 충격적인 행적이다.

장애인 부부 낙태 강요 증언도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임석리 522번지에 자리잡은 신망애 복지재단 입구.
복수의 전 신망애 복지재단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신망애에 거주한 장애인이 불임수술을 조건으로 결혼했다. 심지어 그중 한 케이스는 불임수술이 풀려 임신을 했는데, 재활원 핵심 관계자가 낙태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낙태를 당한 걸로 지목된 한 뇌병변장애인 여성은 이에 대해 어눌한 말투로 “그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하고 싶지 않지만, 다른 장애인을 위해서 내가 당한 일을 말하고 싶다”라며 “김양원 목사도 알고 있었고, (낙태는) 사람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불임수술을 받은 다른 장애인 남성은 “불임수술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애를 낳으면 보살필 여력도 없고 담당 선생님이 그렇게 말하니 동의했다”라며 “우리가 좋아서 만나 합동결혼식까지 했는데 이제 와서 불법이라고 내가 꼬투리를 잡아서 할 말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불임수술이나 낙태와 관련된 주장은 시설 내외에서 인권 유린 행위가 공공연하게 벌어졌다는 것을 강하게 암시한다.

이에 대해 김 위원은 “불임수술을 한 것은 나중에 알았지만 그것도 자발적으로 한 걸로 알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애인들이 결혼한다고 하면 시설의 입장에서는 책임져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고민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제발 좀 결혼시켜달라, 살게만 해달라, 우리만 결혼시켜주면 애는 안 낳겠다라고 당사자들이 조건을 제시하지 않겠는가. 그러면 이 정도면 허락하고 방을 주자는 것이 순서가 아니었겠나”라고 덧붙였다. 낙태 수술과 관련해 그는 “전혀 알지 못한 일이며, (나중에) 조사해보니 낙태는 부모가 알아서 ‘이렇게(낙태) 하겠다, 용서해달라’고 요청한 사례”라고 밝혔다. 낙태는 원에서 주도한 것이 아니며, 부모가 주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장명숙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장추련) 상임집행위원장은 “불임수술의 경우 본인이 동의했다고 하지만 시설에 수용되어 있는 장애인 당자사는 원장이나 시설 직원들의 말에 절대 복종해야 한다”라며 “본인 동의를 거친 자발적인 것이라고 하지만 명백한 인권 침해이며 장애인 차별”이라고 말했다. 그는 “낙태는 현행법상 불법이며, 시설 운영자이기 이전에 교인인 사람들이 어떻게 그것을 용인할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취재 말미에 김 위원은 기자에게 “이명박 정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이나 한나라당 출신의 낙하산이라는 주장을 해명하겠다는 핑계로 뒷조사를 통해 나를 죽이려는 거냐”라며 “그래도 소신 있는 사람이 들어갔다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지 일할 기회를 막아버리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권단체가 비판한 김 목사는 어떤 사람’ 정도로 소개하는 기사라면 은혜에 보답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글·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사진·김석구 기자 k3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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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사람이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라니.... 이게 될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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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유군 2008/11/01 14:10 # 삭제 답글

    그래도 기사님이 정말 글 잘쓰시고 용기있으시네요. 마지막줄에 김양원의원이란 사람이 뱉은 속히 "나에대해 기사 잘 써라, 그래야 너한테도 좋을것이다"라고 쓴 글을보니 정말 저놈 쓰레기라는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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